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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가고 한식 온다"…한식 인기 비결은?

매체
리얼푸드 (헤럴드)
게시일
2025. 08. 04
"프랑스식 가고 한식 온다"…한식 인기 비결은?

K-드라마에는 매회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배우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다. 계속 보다 보면 그 음식이 궁금해지고, 결국 먹어보고 싶어진다.

K-드라마의 막강한 영향력은 이제 넷플릭스 임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아는 글로벌 현상이다. 한식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었던 것도 K-드라마의 영향이 컸다. 다만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갈수록 거세지는 한식 열풍은, 음식 자체에 매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뉴욕 한식당의 인기를 다룬 특집 기사에서 "한국이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프랑스 고급 요리의 시대를 종료시켰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이 푹 빠진 한식의 매력은 익히 알려진 '건강식' 외에도 '다채로운 맛'과 '먹는 방식'에 있다. 발효장이라는 독특한 소스, 복합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맛, 그리고 음식을 공유하는 식문화를 꼽을 수 있다.

먼저 한식이 독특한 맛을 내는 핵심은 '소스'에 있다. 이와 관련해 스페인 매체 베인테미누토스는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했다. "한국인은 왜 토마토를 요리에 사용하지 않는 걸까"라는 제목의 기사다. 프랑스·이탈리아 등 서구권에서는 토마토 소스를 폭넓게 활용한다. 여기에 버터·크림·치즈 같은 유제품과 육수가 주된 소스다. 서양 음식이 대개 비슷한 맛을 내는 이유다.

반면 한국에서는 고추장·간장·된장·쌈장 등 발효장이 기본 소스다. 매체는 "한국에는 토마토 대신 고추장이나 간장 같은 발효 소스가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발효장은 한 가지 맛이 아니라 복합적인 풍미를 낸다. 그래서 하나의 소스만 써도 다채로운 맛이 만들어진다. 한국인의 채소 섭취량이 유난히 많은 이유도 발효장이 채소를 맛있게 조리해주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 심지어 기존의 치킨에 고추장 양념을 입힌 'K-치킨'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다. 외국인에게 한식의 풍요로운 맛은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미식이다.

복합적인 맛에서 중요한 것은 '조화로운 균형'이다. 다양한 맛이 균형을 이루어야 비로소 미식이 완성된다. 김밥과 비빔밥이 대표적이다.

한식은 음식끼리의 결합에서도 맛의 균형을 맞춘다. 한국인은 '페어링(음식 조합)'을 중요하게 여기는 민족이다. 타고난 미각으로 맛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데 능숙하다. 한 상에 매운맛·단맛·감칠맛·쓴맛·짠맛·신맛·담백한 맛·기름진 맛을 두루 담아낸다. 매콤한 김치찌개 옆에는 담백한 달걀말이, 고소한 김, 짭조름한 고등어구이, 쌉싸름한 나물무침이 어우러진다.

한식 세계화에 힘쓰는 비영리 사단법인 난로학원의 최정윤 이사장은 "한식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조화의 미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음식이 한 상에 차려지는데, 각기 다른 맛을 가진 음식들이 함께할 때 놀라운 균형을 만든다"며 "이 '하모니'가 외국인에게는 매력적으로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이 잘하는 푸드 페어링은 우리의 '안주 문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술을 마실 때도 가장 어울리는 음식을 페어링한다. 한국처럼 안주 메뉴가 이렇게 다양하게 발달한 지역은 드물다. 미국 매체 테이스팅테이블은 "소주·막걸리·맥주 등 각각의 술마다 어울리는 안주 요리 목록이 따로 있다"며 "한국의 안주 종류는 서양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다양하다"고 놀라워했다.

이런 성향은 한국인이 외국 음식을 먹을 때도 나타난다. 외국 음식에서 '살짝' 부족한 맛을 채우기 위해 잘 어울리는 토핑으로 페어링을 시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피자 위에 불고기와 불닭을 올리고, 부족한 단맛을 채우기 위해 가장자리에 고구마 무스까지 두른다. 핫도그에는 설탕·겨자·케첩·치즈를 함께 얹는다. 기름진 치킨에는 매콤달콤한 양념과 새콤한 치킨 무를 곁들이고, 여기에 쌉싸름한 맛의 맥주를 더한다. 한국식으로 다시 태어난 음식은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해외로 역수출되고 있다.

한식의 매력에서 '나눔의 식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국을 퍼주고, 반찬을 함께 나누고, 고기를 쌈 싸주는 나눔의 문화다.

'우리'라는 주어를 유난히 자주 쓰는 한국어처럼, 한국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도 음식을 나누는 행위를 중요하게 여긴다. 개인 접시에 음식을 모두 담는 대신, 찌개·반찬·전골 등 나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하게 발달했다.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코리안 비비큐'에도 나눔의 미학이 숨어 있다. 중앙에 놓인 화로를 중심으로 다 같이 둘러앉아,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며 모두 하나가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최정윤 이사장은 "음식을 공유하며 '함께 먹는 방식'은 미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나눔의 식문화에는 공동체 생활과 개인 사이의 조화로움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 원문: 리얼푸드(헤럴드), 육성연 기자, 2025-08-04.
· 링크: realfoods.co.kr